무역수지 흑자로 전환될까?
4분기쯤 되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거라고 봅니다. 현재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서 우리 주가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동안 무역수지 적자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죠.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45%인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수출 감소는 상당히 큰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도 지속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의 발표나 제 예상으로는 4분기에는 무역수지 적자가 해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출과 수입의 균형
물론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미국의 소비가 감소하면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작년에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많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그 흐름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회복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겁니다. 중국은 작년에 3% 성장했는데, 올해는 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소비가 늘어나면, 우리나라 수출도 약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4분기에는 수출이 약간 플러스로 돌아설 수도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수입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은 줄었지만 적자는 크게 늘어났죠. 그런데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습니다. 유가도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지만, 지금은 80달러대에서 안정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1년에 약 10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유가가 20달러만 떨어져도 연간 2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상수지와 외국인 투자
1998년 이후로 작년까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약 1조 3,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흑자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해외에 직접 투자를 했고, 외국에서도 우리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면서 이자와 배당 수입이 매년 200억 달러 이상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오히려 4분기에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주가도 한 번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주가와 경기 회복 기대
지금 코스피는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 업종이 특히 많이 올랐죠.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런 업종들이 오르는 이유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때문입니다. 경기 선행 지수가 저점을 찍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경기 관련주들이 먼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선행 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에는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는 뜻입니다. 주식시장은 이런 미래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주가에 거품이 낄 때도 있고, 반대로 과도하게 낮아질 때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경제의 흐름을 잘 반영합니다. 특히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같은 수출 중심 업종들은 경기가 회복되면 더 큰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다면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외국인들도 다시 우리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우리나라 환율은 1,330원 정도로, 이는 우리 경제력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축소되고 경기가 회복된다면, 외국인들은 다시 우리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생길 것입니다.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투자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미국 경제의 변수가 있습니다. 미국 소비가 감소하면서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을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 주가가 10% 정도 하락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우리 주식시장은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우리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큽니다.